우리나라 시각으로 새벽 4시, 바르셀로나와 베티스의 수페르코파 준결승전이 있었습니다. 수페르코파는 전 시즌 코파델레이 결승전에 진출한 두 팀, 라리가 1, 2등팀이 참가하는 총 4팀이 치루는 대회입니다. 레알마드리드 발렌시아를 승부차기에서 꺾으며 결승전에 진출한 상태였는데요,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 팀의 준결승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랜A

바르셀로나는 리그에서 징계가 있었던 레반도프스키, 알바를 모두 사용했습니다. 리그의 징계는 컵대회와는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피보테에 부스케츠 대신 데용, 우풀백으로 출전한 세르지를 제외하면 모두 예상가능한 라인업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이전 리그에서 보여주었던 경기 방식과 크게 변함없는 전술을 펼쳤습니다. 데용과 페드리가 후방에서 빌드업을 도우며 압박을 풀어나오고, 가비는 더 앞선에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또 알바는 적극적인 얼리크로스로 베티스의 뒷 공간을 효과적으로 노렸고, 뎀벨레, 하피냐는 1vs1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며 공격을 전개했습니다.

페예그리니 감독의 베티스는 442를 들고나왔습니다. 전방에 페키르와 이글레시아스가 투톱처럼 움직였고, 그 뒤에 플랫한 두 줄을 유지하며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 팀 내에서 에이스 급의 활약을 보여주는 엔리케가 바르셀로나의 왼쪽을 집요하게 공략했고, 페키르는 언제나 그렇듯 공격 전개시에 패스 전개, 침투를 보여주며 중추 역할을 하였습니다. 

 

 

메시, 호나우지뉴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한 뎀벨레

적어도 이 경기에서만큼은 뎀벨레가 메시, 호나우지뉴만큼의 활약을 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야말로 컨디션 최상의 뎀벨레였는데요, 후이발의 다리 사이로 공을 몇 차례 빼내며 후이발을 농락하는 드리블을 보여주었던 뎀벨레는 킥의 영점도 제법 잘 맞아 최고급의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전반 40분에 터진 레반도프스키의 골도 뎀벨레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드리블로 중앙까지 들어온 뎀벨레가 레반도프스키에게 공을 밀어준 것이 주요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의아한 점은 뎀벨레의 교체시기인데요, 이 날 뎀벨레는 후반 63분 교체되었습니다. 당시 경기 스코어는 1-0으로 바르사의 승리를 쉽사리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타이밍에서 챠비 감독은 뎀벨레를 교체하고, 좋은 활약을 펼쳤던 데용마저 교체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경기는 바르셀로나가 이겼지만, 만약 폼 좋은 뎀벨레가 교체되지 않았다면 과연 불필요한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바르사가 치뤄야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되는 게 없었던 최상의 폼 뎀벨레

 

극적으로 계속해서 경기를 이어간 베티스

앞서 언급한 챠비 감독의 선택때문인지, 베티스는 구사일생으로 터진 골들로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1-0으로 뒤지던 후반 77분, 엔리케가 센스있게 내밀어준 볼을 페키르가 논스톱으로 왼발 슈팅을 가져가 동점골을 만들었습니다. 이 날 베티스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두 선수가 합작골을 만들어낸 것인데요, 이 이후의 바르셀로나는 골이 더 필요한 상황임에도 마르코스 알론소, 크리스텐센의 추가 투입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교체를 가져갔습니다. 이 부분은 경기가 연장전으로 향하는 기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불멸의 베티스 에이스, 페키르

연장전에서도 베티스는 한 점 뒤지는 상황에서 로렌 모론의 엄청난 백힐골이 터지며 동점골을 만들었습니다. 앞서 파티의 원더골에 기가 죽을법도 한데, 정말 의외의 선수인 모론이 해냈습니다. 그만큼 상당히 재미있는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승부

그렇게 연장전에서마저 1골씩 넣은 양 팀은 결국 승부차기로 향했습니다. 물론 수페르코파이지만 쉽게 물러날 수 없는 상황에서 승부차기를 가져간 양 팀, 승자는 바르셀로나였습니다. 테어슈테겐은 후안미와 카르발류의 킥을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승부차기 이전에도 몇 차례 믿기지 않는 선방을 보여준 슈테겐인데, 승부차기마저 '캐리'하며 MOM에 선정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구한 테어슈테겐

 

 

정리

바르셀로나

-아라우호가 수술에서 돌아온 뒤로 계속해서 아주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하피냐는 뎀벨레에 비교해서 계속 무언가가 아쉬운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다만 파티가 이번 경기에서 원더골을 넣으며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기대해볼만 한 점인 것 같습니다.

-다시 챠비감독의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원래부터 토너먼트에 너무 약하다고 비판받았던 챠비 감독인데, 이번 경기는 경기력을 떠나 교체로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이하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결승전에 진출하여 엘클라시코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베티스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 그대로 경기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두 번이나 골을 따라잡은 것은 팀이 좋은 멘탈리티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고,  또 엔리케, 페키르, 카르발류 등 기복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팀을 이끌어준다면 이번 시즌 챔스티켓 경쟁을 계속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필요한 점은 왼쪽 공격의 추가적인 옵션입니다. 엔리케가 우측 공격을 책임지는만큼, 후안미나 카날레스 등 왼쪽에서 더 공격을 이끌 수 있는 자원들이 활약을 해준다면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치며

부스케츠 선수의 바르셀로나 소속 700경기이기도 했던 이 경기, 결국 바르셀로나가 접전끝에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이번 시즌 수페르코파 결승전은 엘클라시코가 되었습니다. 흥행면에서는 더욱 주목을 받을만한 경기가 성사되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결승전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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