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8시 30분, 한국 팬들에게 보기 정말 좋은 시간대에 밀란과 사수올로와의 경기가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렸습니다. 최근 리그 3경기 2무 1패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밀란이 무려 2-5 스코어로 다시금 대패를 당하고 말았는데요, 이 경기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랜A

밀란은 최근 많은 실점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연 피올리 감독은 사수올로를 상대로는 어떤 플랜A를 들고나올지 궁금했는데, 포메이션 상으로는 이전과 같이 4231을 들고 나왔습니다. 대신 백4에 키예르 대신 가비아와 칼룰루가 위치했고, 3선에 크루니치와 토날리, 2선은 레비치와 함께 CDK( 데 카탈라에르), 살레마커스를 기용했습니다. 

밀란은 빌드업 전개시에 후방에서 센터백이 넓게 벌리고 토날리 혹은 크루니치가 번갈아 내려가며 백3 형태로 빌드업을 전개했는데, 사수올로에 압박에 고전할때면 cdk의 밸런스를 이용한 탈압박, 전진을 이용해 볼을 앞으로 전개했습니다. 사수올로의 진영에 도달했을 때에는 테오가 높게 전진하여 공격에 힘을 보태고, 레비치와 지루는 사실상 투톱처럼 박스 안에서 움직였으며 살레마커스와 cdk, 토날리의 킥을 이용해 사수올로의 골문쪽으로 공을 최대한 붙여보고자 했습니다. 

 

사수올로 또한 마찬가지로 4231을 들고 나왔는데요, 사실상의 포메이션이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사수올로는 대부분의 공격을 순간적인 볼 탈취와 함께 역습을 전개했습니다. 올 시즌 사수올로의 절대적인 에이스인 로리앙테가 밀란의 우측을 허물고자 하였는데, 로리앙테의 폼이 워낙 좋다보니 칼라브리아가 수비하는데 고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한 베라르디 또한 우측에서 전진성을 이용해 밀란의 수비 진영까지 빠르게 도달하고, 데프렐, 트라오레 등에게 좋은 패스를 잘 공급해주었습니다.

 

 

사수올로, 밀란에게 손쉬운 대승!

원래부터 사수올로가 밀란을 잘 잡기는 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안 좋은 밀란이라고 해도 이정도로 대패를 당할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경기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반전

밀란은 이 날 패스미스가 많았는데요, 그만큼 사수올로가 역습을 전개할 찬스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렇게 전반 19분, 역습찬스를 허용한 밀란이 베라르디에게 전개되는 볼을 견제하지 못했고, 베라르디가 우측으로 빠르게 공을 달고 들어가 데프렐에게 크로스를 주어 데프렐의 선제골이 터졌습니다. 뒤늦게 베라르디를 막느라 데프렐에게 아무 마크가 붙지 못한 것이 아쉬웠던 밀란입니다.  

선제골의 주인공 데프렐

연이어 전반 22분, 베라르디-트라오레-데프렐의 삼자간의 패스 연계로 밀란의 수비진이 뚫려버렸고, 프라테시가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물론 밀란의 수비진도 손쉽게 공략당했지만, 터터루샤누 골키퍼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장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실점 장면이었습니다.

전반 24분, 공격 찬스를 잡은 밀란이 오른쪽에서 칼라브리아가 높고 느린 크로스를 올렸고, 지루가 신장과 점프력을 이용해 사수올로의 수비진을 압도하는 헤더골을 뽑아냈습니다. 사수올로의 수비진이 이미 다 들어와있는 상태였는데, 지루 혼자서 만들어낸 값진 골이었습니다.

'무에서 유' 헤더골을 뽑아낸 지루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전반 30분, 코너킥을 얻어낸 사수올로가 크로스를 올렸고, 베라르디가 헤더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신장이 그리 크지 않은 베라르디인데, 헤더골을 허용한 밀란의 수비진이 다시 아쉬웠고, 무엇보다 이 장면 또한 터터루샤누 골키퍼가 선방을 보여줘야 했던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 크지 않은 폭에서 터터루샤누가 골을 연이어 허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밀란은 이토록 사수올로에게 골을 허용했을까요? 제 생각엔, 테오의 높은 전진으로 인한 수비 가담 저하와 레비치의 활동량 문제로 인한 수비 가담 저하라고 생각됩니다. 그나마 테오는 빠른 속도로 수비 가담을 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레비치와 같은 공격 자원도 수비 가담을 하지 않으면 골을 허용하기 쉬운데, 이러한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또, 사수올로의 역습 상황과 이때 밀란의 수비 장면을 보면, 밀란의 수비 숫자가 적을뿐더러 센터백 앞의 토날리, 크루니치 같은 선수들 이외에 측면을 잘 틀어막지 못합니다. 가뜩이나 베라르디, 로리앙테와 같은 좋은 측면 자원을 보유한 사수올로인데, 이러한 피올리 감독의 미스는 상당히 아쉽습니다. 또한, 터터루샤누 키퍼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지난 시즌 메냥의 공백을 적절히 채워주며 혁혁한 공이 있지만, 이번 시즌 폼이 너무 안좋습니다. 반사신경이 떨어져있는 동시에 자신감도 떨어져 보이는 현재의 터터루샤누입니다. 나이도 있는 만큼, 메냥의 후보 키퍼를 다시 생각해봐야하는 밀란입니다.

 

#후반전

후반전 또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수올로가 골을 뽑아냈습니다. 로리앙테가 엄청난 스피드로 밀란의 우측 뒷공간을 공략한 것인데, 결국 칼라브리아와의 속도 경쟁에서 이겼고, 결국 칼라브리아가 무리한 수비를 하다 PK를 허용했습니다. 결국 손쉽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로리앙테였습니다.

후반 79분, 베라르디가 또 다시 한번 밀란의 좌측 진영에서 드리블을 이용해 들어오며 중앙으로 내준 볼을 마테우스 엔리케가 집어넣으며 주세페 메아차 원정에서 무려 5골을 뽑아내게 되는 사수올로입니다.

한편 피올리 감독은 메시아스, 오리기 등을 투입하며 공격에서 변화를 이끌고자 했는데요, 패스 연계, 드리블 폼이 좋아보이던 오리기가 결국 후반 81분 박스 근처에서 중거리 원더골을 뽑아내어 밀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미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로 가라앉은 경기장이었고, 경기는 이렇게 끝이났습니다.

원더골 오리기, 폼이 매우 좋았다

 

 

 

로리앙테와 베라르디, 밀란을 함몰시킨 주역들

사수올로의 좌우측 공격을 이끄는 첨병 로리앙테와 베라르디, 이번 경기 주인공들입니다. 로리앙테는 빠른 스피드로 뒷공간 쇄도를 하거나 아이솔레이션 상황이 왔을때 드리블로 직접 밀란의 측면을 공략했고, 베라르디는 침투 이후 적재적소에 좋은 킬패스를 찌르며 밀란을 괴롭혔습니다. 칼라브리아의 폼이 좋지 않은데다가 테오가 워낙 높이 전진하다보니 좌측면 수비에 고전했던 밀란입니다.

경기 MOM 베라르디(좌)와 로리앙테(우) 

 

 

 

터터루샤누의 폼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

이번 경기 밀란이 5골을 실점한 것에는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역습 시 수비전환 속도가 느린 것, 수비진들의 전체적인 폼 침체 등등의 이유가 있지만, 역시 터터루샤누 골키퍼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밀란의 두 번째, 세 번째 실점 상황은 터터루샤누가 충분히 선방을 보여줄만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AT마드리드가 폼이 안좋았을 때의 오블락을 생각해보면 오블락이 미쳐날뛰는 경기가 굉장히 많았는데요, 밀란은 현재 수비 폼이 좋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키퍼에게 의존을 하게되는 가운데 메냥의 공백으로 키퍼도 문제가 생긴 상황입니다. 영입생 바스케스를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할 때입니다.

터터루샤누의 폼이 많이 하락되어있는 상황

 

 

 

피올리 감독, 이게 맞나?

이번 경기 피올리 감독에게 아쉬운 점을 몇가지 뽑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아쉬운 교체입니다. 후반전 시작 직후, 피올리 감독은 cdk를 빼고 레앙을 투입시키는 선택을 했는데요, 물론 공격이 살아나야 했던 밀란이기에 레앙의 투입은 백번 이해가 되나, cdk를 뺀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날 밀란은 압박에 고전하여 전방으로 롱패스를 뿌리고 지루나 레비치가 떨어뜨려놓은 방식의 전개를 사용했는데, 이것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cdk가 개인의 능력으로 탈압박을 하고 볼을 끌고 전진할 수 있는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cdk를 뺀 것은 의문이 남습니다.

두 번째로, 전술 변화의 부재입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최근 밀란은 실점이 굉장히 많은데다가 전반 이전에서 먼저 실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수비에서의 전술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포메이션 변화 혹은 선수들에게 개인 지시로 변화를 시도해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포메이션 변화의 때가 오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요, 4231에서 백4 앞의 선수들이 높게 전진하는데다가 테오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 공수밸런스를 위해 3미들을 운영하는 등의 미드필드 숫자를 늘리는 선택이 필요해보입니다.

세 번째는 이번 경기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피올리 감독에 대한 비판 중 하나인데요, 바로 이적생들에 대한 보수적인 이용입니다. 이번 시즌 바스케스를 영입한 이유는 메냥의 공백을 터터루샤누가 완전히 메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바스케스의 출전이 좀 이루어져야 하는데, 바스케스를 좀처럼 쓰지 않고 있는 피올리 감독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쉽습니다.

피올리, 이젠 정말 변화해야한다.

 

 

정리

밀란

-피올리 감독이 계속해서 보수적인 운영을 한다면 변화를 꾀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적극적인 변화가 절실합니다.

-후방으로부터 전방까지의 빌드업 또한 고민이 필요한 피올리 감독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3선으로부터 전방으로 전개되는 패스가 끊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토날리와 같은 자원을 두고도 패스로 풀어나오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면 전력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셀라마커스나 cdk의 빌드업 가담을 이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시 말하지만, 바스케스의 기용이 필요합니다. 터터루샤누의 폼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메냥의 컴백도 기다려지는 밀란입니다.

 

사수올로

-원정에서 밀란에게 승리하며 기분 좋은 승점을 챙긴 사수올로입니다. 리그 16위에 위치한 사수올로는 이번 승리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올라가야지만 강등권으로부터 벗어나 안전권에 위치할 수 있습니다. 

-로리앙테의 폼이 계속해서 좋습니다. 이번 경기 베라르디의 폼도 아주 좋았는데요, 어느 팀을 만나던 대부분의 골을 이 측면공략에서 나올 수 있는 사수올로입니다.

-트라오레의 폼도 상당히 좋은 것 같습니다. 포지셔닝도 좋고, 공간을 잘 보고 찌르는 패스 또한 위협적입니다.

 

 

마치며

밀란이 리그 우승 다음 시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리그들을 보면 대부분 리그 선두가 바뀌고 있습니다. 그만큼 재미있는 22-23 시즌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저는 다음에 돌아오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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