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프 누에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이 있었습니다. 김민재와 손흥민이 활약한 오늘,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치는 않지만, 오늘 한 번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플랜A
바르셀로나는 433을 들고 나왔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발데 대신 알바가, 피보테에 더용, 우풀백에 세르지, 윙에 파티가 들어가며 로테이션이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이전 프리뷰에서 언급했듯, 로테이션을 언급했던 챠비 감독이었기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것입니다. 사실 포메이션 자체가 그렇게 의미가 없었던 것이, 이번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1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공격력을 온전히 플젠의 진영에서 뽐내며 모든 것을 시도했던 경기를 했기 때문에, 박스 주위에 많은 선수를 포진시키고 공격을 진행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플젠은 그들이 리그에서 보여주던 4231형태를 들고나왔습니다. 제가 플젠을 쭉 팔로잉해온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메이커 능력이 있는 시코라 선수가 2선의 오른쪽에 위치하고 최전방에 호리를 세운 포진을 보였습니다. 이전 프리뷰에서 시코라 선수를 플젠의 주목할만한 선수로 꼽았었는데, 플젠의 값진 캄프누에서의 1득점을 성공시키는 시코라 선수였습니다. 일방적인 경기를 모두 예상했기 때문에, 1골이라도 노리면서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에 적응을 하는 것이 중요했던 플젠의 입장에서는 바르셀로나가 클린시트를 실패하게끔 하는 것만으로도 나름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갔다고 생각합니다.
선발 출전 후 골과 함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케시에
영입생 케시에는 이번 경기 3미들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하였습니다. 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쿤데가 헤더로 떨군 것을 케시에가 논스톱으로 헤더를 성공시키며 선제골을 넣었는데, 이 부분에서 그의 박스안에서의 적극성, 그리고 센스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밀란에서도 이런 모습을 유지하며 리그베스트 급의 활약을 보였던 선수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격적인 퍼포먼스를 요구했던 챠비감독일텐데,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레반도프스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공식 POTM에 선정된 레반도프스키, 해트트릭을 작렬시키며 그의 존재를 캄프누에 각인시켰습니다. 골장면들을 보면 저번시즌 바르셀로나의 공격진에서는 보기가 조금은 힘들었던 정교하고 빠른 슛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는데, 괜히 최고의 넘버나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해트트릭이라는 결과를 빼놓고 보더라도, 센스있는 연계로 페드리에게 슛팅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면, 뎀벨레와 아주 좋은 호흡도 많이 보여준 레반도프스키였습니다. 저번 시즌 바르셀로나의 조별리그 6경기에서 터진 골이 단 2개에 불과한데, 레반도프스키 혼자 첫번째 조별리그 경기에서 3골을 뽑아낸 것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메시 놀이? 우스만 뎀벨레
레반도프스키에 살짝 가려진 것 같지만 경기를 보면서 느낀 또 하나의 놀라웠던 선수가 바로 우스만 뎀벨레입니다. 특유의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상대 수비진을 헤집는 그의 드리블은 이번 경기 플젠의 수비라인이 정렬되지 못하게끔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경기를 보면 플젠의 수비 라인이 완벽히 플랫하지 못하다보니 조금의 공간이 계속해서 생기는 문제가 있는데, 과연 크랙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플레이를 뎀벨레 선수가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마지막 장면에서 페란 토레스에게 어시스트를 하는 장면 또한 인상적인데요, 딱히 킥에 대한 사전 동작이 없이 빠른 박자로 정교한 로빙패스를 찌르는 모습은 매시즌 뎀벨레 선수가 발전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값진 한골, 플젠의 시코라
전반 종료 약 3분전, 플젠이 바르셀로나 진영에서 공격기회를 잡은 가운데 측면에서 야넬카가 크로스를 올렸고 잘라들어가며 시코라가 헤더로 득점에 성공합니다. 쿤데와 알바 사이에서 영리하게 움직임을 가져간 시코라 선수였는데요,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대승에도 불구하고 1골을 허용했다는 것이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예전부터 클린시트가 많이 없는 바르셀로나이긴 하지만, 실점을 아예 하지 않는 페이스를 가져가는 것도 팀이 발전하는 방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C조에서 뮌헨과 인테르의 경기에서 뮌헨이 2-0 승리를 거두었고, 바르셀로나는 플젠을 상대로 5-1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레이스의 가닥이 잡히는 것은 다음 경기부터일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기대가 됩니다. 다음 C조 경기는 바르셀로나vs뮌헨, 인테르vs플젠입니다. 레반도프스키 더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빅매치, 바르셀로나vs뮌헨의 경기도 한번 다룰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