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각 새벽 5시, 비야레알 홈에서 리그 5위의 비야레알과 7위의 라요가 맞붙었습니다. 결과는 라요가 1-0으로 신승을 가져갔는데, 전반적으로 비야레알이 주도했던 경기였고 라요는 벼락같은 까메요의 천금골이 터졌습니다. 경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랜A

비야레알은 433을 들고나왔습니다. 알비올과 쿠엔카가 센터백으로 나왔고, 원볼란치로 파레호가 플레이 했습니다. 카푸에와 바에나가 중원을 구성, 피노-모레노-추쿠에제가 공격진을 구성했습니다. 키퍼는 요르겐센이라는 어린 선수가 나왔습니다. 먼저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역시 세티엔 감독의 축구는 후방에서부터 풀어나오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백4 앞에 파레호가 피보테로 있고, 카푸에와 바에나가 적절히 나오며 계속해서 삼각형 대형을 구성하며 라요의 압박을 풀어나왔습니다. 또한 제라르 모레노가 최전방에만 위치하지 않고 경기장 좌우를 가리지 않고 뛰며 곳곳에서 플레이에 관여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이 날 비야레알의 주 공격 루트는 바에나-피노의 연계, 그리고 추쿠에제의 킥을 꼽을 수 있는데요, 바에나의 폼이 상당히 좋았던 터라 피노와의 연계를 통해 라요의 압박을 벗어난 뒤 피노가 스피드로써 라요의 수비진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는 장면이 종종 있었습니다. 또한 추쿠에제는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며 왼발 킥으로 박스 안에 위치하는 모레노 등을 저격하여 공을 박스안으로 투입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이 날 비야레알에서 가장 빛났던 바에나

 

라요는 투볼란치의 4231을 들고 나왔습니다. 파테 시스와 꼬메사냐가 투볼란치, 그 전방에는 모두 예상이 가는 라인업이었습니다만 왼쪽 윙으로 알바로 가르시아가 아닌 리그 첫 출전의 마르틴이 나왔습니다. 

라요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좋은 압박 강도를 계속해서 유지했습니다. 전방 압박 시에 5-6명의 많은 숫자를 이용하여 비야레알의 빌드업에 관여하는 선수들로 하여금 1대1 마킹을 걸고 빌드업을 방해했습니다. 특히 팔라쏜은 엄청난 활동량으로 필드에서 넓게 뛰며 압박을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또한 팔라쏜과 파테시스가 거칠게 몸싸움을 하는 경기를 운영하며 최대한 비야레알 선수들을 괴롭히고자 했습니다.

라요는 주로 역습을 이용하는 경기를 했는데요, 중원에서 비야레알의 압박을 풀어나올 때는 트레호의 탈압박을 이용해서 주로 풀어나오고, 왼쪽에서는 프란(시스코) 가르시아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높게 전진하고 오른쪽의 팔라쏜이 중앙으로 들어오면 발리우가 높게 전진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또한 까메요는 계속해서 비야레알의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 움직임을 가져갔습니다.

 

 

비야레알이 주도했으나, 라요가 승점을 챙긴 경기

경기는 대부분 비야레알이 주도했습니다. 특히 전반에는 약 70퍼센트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라요를 공략하고자 했는데요, 후반전에 라요가 정말 벼락같고 천금같은 골을 터트린 후 이를 지켜내어 귀중한 승점을 챙긴 경기입니다.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반전

일단 전반전에는 양팀 모두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습니다. 제라르 모레노가 위협적인 찬스도 맞이했고, 또 프리킥 기회도 가져갔었던 비야레알이었으나 골이 터지진 않았습니다. 라요가 많은 찬스를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먹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디미트리예프스키 키퍼와 르죈-카테나의 수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디미트리예프스키 키퍼는 모레노가 거의 확실히 넣을 수 있었던 찬스에서 선방을 보여주며 역시 디미트리에프스키구나 하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또한 그 장면에서 센터백들의 좋은 수비집중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후반전

후반전에는 비야레알의 점유율이 조금은 낮아졌습니다. 이것은 라요가 전반전에 비해 더 많은 공격 찬스를 가져갔다는 것인데요, 사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라요 또한 비야레알과 마찬가지로 결정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후반 70분, 스로인을 받은 트레호가 정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높은 비야레알의 수비라인 사이로 쓰루패스를 건넸고, 까메요가 노장 알비올을 상대로 스피드 경쟁에서 이기며 비야레알에게 선제골을 집어넣었습니다. 이 장면은 크게 두 가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까메요(우)의 천금같은 결승골

첫 번째로 요르겐센 키퍼는 미숙했습니다. 그 장면에서는 선택을 빨리 했어야 했습니다. 스위핑으로 위해서라면 빠르게 전진해서 까메요가 볼을 가지기 전 걷어낼 수 있었고, 아니라면 수비진을 믿고 골문을 지키기 위해 자리에서 벗어나지 말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요르겐센 키퍼는 골문에서 빨리 나온 것도 아니고 또 골문을 확실히 지킨 것도 아닌 애매한 포지셔닝을 가져갔고, 결국 실점했습니다.

두 번째는 알비올의 나이로 인한 스피드 저하입니다. 알비올은 노장 선수이기 때문에 비야레알과 같이 라인을 올리고 뒷공간에 대한 위협에 항상 노출되는 팀에게는 적절한 대응 전략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 날 쿠엔카, 포이스 등이 알비올의 느린 수비 백업을 커버하며 라요의 역습을 막아내는 장면이 많았지만, 이번 장면은 단순 역습이 아닌 스로인 장면에서, 그러니까 지공과 비슷한 느린 상황에서 갑자기 까메요 선수가 스피드를 높이며 골문으로 달려갔던 장면이기 때문에 알비올을 비롯한 수비진의 백업이 느렸습니다.

이후 급해진 세티엔 감독은 호세 루이스 모랄레스를 투입하고 모레노와 투톱으로 기용하여 더더욱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자 했고, 실제로 모랄레스가 모레노에게 머리로 좋은 패스를 떨궜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다시 한 번 모레노가 골 찬스를 놓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이 날 비야레알은 모레노를 비롯한 공격진의 결정력 문제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결국 뼈아픈 패배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모레노를 제외한 득점 유닛이 필요하다

이 날 모레노가 여러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고, 그것이 비야레알의 패배 주 원인 중 하나이긴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이야기도 해야합니다. 추쿠에제도 여러 좋은 찬스에서 조금씩 슈팅이 벗어나며 아쉬웠고, 피노도 박스안에서 좋은 움직임으로 마무리 작업을 잘 펼칠 수 있었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최근 모레노의 폼이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예로부터 모레노 선수는 결정력에 대한 문제가 항상 약점 중 하나였기 때문에, 최근 골을 좀 집어넣는 모레노라고 하더라도 모랄레스와 투톱 기용 등으로 다양한 득점루트, 득점 유닛을 기용해야합니다.

집요하게 라요의 골문을 노렸던 추쿠에제

 

 

귀중한 승점 3점, 라요 바예카노

이번 승리로 라요는 리그 7위에 올랐습니다. 전 시즌 승격팀에서 이제는 리그 7위권에서 승점 경쟁을 하는 것을 보면 분명 최근 라요는 상당히 좋은 폼에 있습니다. 라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꽤나 준수한 스쿼드와 선수들의 개개인 능력을 100퍼센트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왼쪽에서는 빠른 자원인 프란 가르시아, 알바로 가르시아, 게다가 새로운 마르틴까지 기용가능하고, 오른쪽에는 팔라쏜이 중앙까지 움직이며 2명 이상의 몫을 해내고 있습니다. 또 까메요가 언제든지 상대 뒷 공간을 노릴 수 있는 자원이고, 트레호는 밑에서부터 탈압박으로 끌고 올라와 좋은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자원이죠. 발리우의 좋은 공격 가담도 덤입니다.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라올라 감독입니다.

이기기 힘든 상황에서 힘들게 승리를 가져온 라요 바예카노

 

 

정리

비야레알

-세티엔 감독이 바르셀로나에서도 보였던 아쉬운 공격루트 및 공격작업 시 세부 전술의 부재가 약간 보였습니다. 모레노의 폼이 떨어지기 전에 구성해놓아야 후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후안 포이스, 모레노 좌우 풀백의 활약이 꽤 좋았습니다. 모두 탈압박에 능하고 공격 가담도 뛰어납니다. 모레노에 이어 요한 모히카라는 좋은 자원도 보유한 비야레알입니다. 모히카는 이 날 후반에 교체 출전했습니다.

-카푸에와 파레호로 풀어나오는 빌드업이 효과적입니다. 

 

라요 바예카노

-팔라쏜의 활동량이 여전합니다. 또한 비롯해 트레호, 까메요 등 모두 좋은 폼입니다. 그러나 마르틴과 파테시스, 그리고 꼬메사냐는 경기 중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후반 시스와 마르틴은 교체로 나갔습니다. 

-계속해서 리그 무패를 달리던 비야레알을 상대로 원정에서 승점 3점은 매우 값진 결과입니다. 라요는 다시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반면에 비야레알은 허탈감이 큰 경기였습니다.

 

 

 

마치며

사실 스코어 상으로도 그렇지만 많은 얘기를 할 만한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라요가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천금같은 골로 좋은 가도의 비야레알을 상대로 원정에서 이겼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결과입니다. 다음 경기에서 돌아오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cent posts